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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미술) 서양화가 정숙영, 나의 ‘여행가방’에 담긴 이야기

by 소리행복나눔이 2021. 7. 12.

출처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625996400723508026&search=%C1%A4%BC%F7%BF%B5 

 

서양화가 정숙영, 나의 ‘여행가방’에 담긴 이야기

그의 작품 속에는 어딘가를 향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어딘가로 떠나고, 또 어딘가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다. 특히 그들이 들고 있는 다채로운 ‘여행가방’에 눈길이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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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정숙영, 나의 ‘여행가방’에 담긴 이야기

정년기념 ‘여행에 삶을 그리다’ 출간

2021년 07월 11일(일) 18:40

 

 

그의 작품 속에는 어딘가를 향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어딘가로 떠나고, 또 어딘가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다. 특히 그들이 들고 있는 다채로운 ‘여행가방’에 눈길이 머문다. 그 속에는 온갖 것들이 담겨 있으리라. 단순히 여행에 필요한 도구 뿐 아니라 가방 안에는 인간의 희로애락이 모여있지 않을까. 작가는 누군가의 여행가방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하며,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갔다.

서양화가 정숙영 작가가 올해 정년을 맞았다. 중등학교 교사 시절을 거쳐 광주여대 교수로 재직한 지 40여년. 이제 자신만의 또 다른 ‘여행가방’을 들고 새로운 길에 나서는 그가 지금까지 작업세계를 갈무리하는 책 ‘여행에 삶을 그리다-기억 속의 여행가방’을 펴냈다. 책 제목은 ‘여행이 미래로 향한 여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것으로 지금까지 여행을 통해 고민했던 창작세계와 전시 테마 등을 아우르는 것이기도 하다.

 

1958년 국민학교 1학년 시절, 그림 그리기가 마냥 좋았던 꼬마가 훗날 미술을 가르치는 교육자이자, 작가가 돼 수십년을 보냈다. 흩어져 있는 자료를 한 데 모아 ‘시간의 궤적’을 되짚어 보는 건 ‘또 다른 출발’을 기약하기 위함이다.

 

특히 이번 책은 정 교수의 제자로 책 디자이너인 김수영 알토란 대표가 직접 제작해 사제간의 아름다운 정도 느낄 수 있다. 김 대표는 축사를 통해 “교수님의 가르침 덕에 끊임없이 꿈을 꾸며 어린이 책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었고, 아이들에게 또 새로운 꿈을 줄 수 있게 되었다”며 “인생의 길라잡이인 교수님의 예술인생을 책으로 엮어 존경의 마음으로 헌정한다”고 밝혔다.

 

250여페이지 올 컬러로 제작된 이번 책에는 유재길 전 홍익대교수가 1975년부터 2021년에 이르는 정 교수의 작품 세계를 분석한 글이 실렸다. 또 정 교수의 작품세계를 4단계로 분류해 자세히 살펴봤다. 형태의 단순화를 통한 설화적 서정성의 표현에 치중했던 시절(1994~1996), 종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돋보이는 종이회화에 몰두하던 시기(1997~2005), 시대의 흐름에 맞춰 디지털 회화를 집중 탐구하던 시절(2006~2009), 설치미술과 바디 페인팅 작업 시기 (2010~2021) 등이다.

 

 

서양화가 정숙영

 

작품 세계를 분석한 섹션에는 작품 세계의 변천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작품 도판과 함께 직접 쓴 연구 발표문과 작업론, 칼럼을 비롯해 전시 개최 기사, 행사 사진 등 숨가쁘게 보내온 예술 인생을 살필 수 있는 자료들을 함께 실었다.

책 말미에는 유재길 전 교수가 대담자로 나서 깊이 있는 대화로 정 교수의 삶과 예술활동을 꼼꼼히 살펴봤다. 전남대에서 공부하던 때, 중등교사를 거쳐 어린 아이들을 두고 미국으로 유학 간 사연, 다양한 재료와 기법 실험을 이어가며 작업하는 즐거움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겼다.

미용 관련 수업을 맡으면서 인체를 캔버스 삼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바디페인팅을 시도하는 등 새로운 도전도 이어졌다. 바디페인팅과 다양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면 작품은 더 빛을 발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정 교수는 뉴욕·시드니 등 국내외에서 22차례 개인전을 열어왔으며 ‘뷰티 드로잉의 이론과 실제’, ‘색채 미학’ 등 다양한 책을 펴냈다. 광주시미술대전 운영위원화 심사위원, 광주비엔날레 이사, 한국미용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