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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병성님의 시와 함께

[박병성시집] 06. 1부-촛불

by 소리행복나눔이 2023. 7. 20.


god(지오디)-촛불하나


<촛불>

–광화문 거리에서


한 치 앞 내디딜 땅도 없을 때
내일에 어떤 희미한 빛도 보이지 않을 때
세상을 탓하지 마라

품에 안아야 비로소
세상은 아름다운 것
세상을 안은 너의 굵은 눈물 자국에
마지막 까만 심지로 남을 때까지
작은 촛불이라도 돼라

너 언제 한번 오롯이
자신을 불태워 보았던가
청춘아,
한 움큼의 바람에도 춤을 추는
작은 촛불이라도 돼라

온전히 살과 뼈를 태우는 땀과 눈물
그 정도만큼
제 몸의 열기로 남는 법

제 몸의 타는 냄새 맡아가며
칼바람에 흔들리는 촛불로 있어야 비로소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