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성시집] 08. 1부-나 홀로 산행
송창식-산골짝의 등불(When It's Lamp Lightin Time in the Valley)
나 홀로 산행
가끔은 도시를 등지고
도시의 온갖 불순한 흙먼지도 품어주는
산을 닮기 위해 산에 오르라
툭 툭 떨어지는 도토리 한 알처럼
나 또한 자연의 하나,
등짐 다 부려놓고 물병 하나 뒷짐 지고
나를 멈칫거리게 하고 두리번거리게 했던
나의 덧없는 그림자도 고만 남겨두고 산에 오르라
얼마를 더 가야 하냐고 물어 무엇하랴
홀로 산에 오르는 것은
내 안의 사랑했던 것들과 작별하기 위해서
외로워지는 연습을 하는 것
정상으로 가는 길 물어 무엇하겠는가
산에 오르는 것은 어차피
홀로 가는 나를 만나러 가는 것
'시인 박병성님의 시와 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병성시집] 10. 대나무 숲은 울음소리로 서늘하다 (0) | 2023.08.14 |
---|---|
[박병성시집] 09. 어느 여름 북한산 (0) | 2023.08.09 |
[박병성시집] 07. 1부-전화 (2) | 2023.07.27 |
[박병성시집] 06. 1부-촛불 (0) | 2023.07.20 |
[박병성시집] 05. 1부-자유를 위하여 (0) | 2023.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