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대바위 갈매기
촛대바위 갈매기
벼랑 끝에
말라비틀어진 연보라 해국 둥지 하나 틀고
한반도 제일 먼저 솟는 태양을 맞아
그 햇살에 눈부셔 가장 먼저
눈을 뜨는 괭이갈매기
캄차카반도 눈보라 몰아쳐도
일본 열도 비바람 닥칠 때에도
촛대바위 날선 꼭대기에 앉아
흰 갈기 세워 부릅뜬 눈
찬바람에 시린 눈물 촛농처럼 흘러내려
더 단단해진 촛대 하나 보았느냐
본토를 향해 가는 너울에
들려오는 육지의 시비是非 소리는 포말로 뭉개며
가끔은 북쪽에서 흘러온 임자 없는 목선에
몇 대를 이어온 명줄 맡겨 가며
한라에서 백두까지 날고 싶은 독도 파수꾼
파수꾼으로 그곳에 뼈를 묻어야 하는
그지없는 의미 하나 있음을 알겠느냐
반도가 하나 되어
꿈꾸는 고향이 하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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