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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병성님의 시와 함께

[박병성시집] 18.겨울 나무 하나

by 소리행복나눔이 2024. 1. 30.

 

[송창식-밤눈 Guitar Choi & Song(김나현) acoustic cover]

 


겨울 나무 하나
눈 내리는 소리라도 들리는 듯 
산도 들도 온통 숨죽이는 
함박눈 세상


누비 털모자 목도리 하고 
길 떠나는 스님의 뒷모습처럼 
겨울나무 하나


땅에 와 뿌리 내려
빌린 것들, 받은 것들, 얻은 것들 
어느새 다 내주고도
빈가지 하나하나 눈꽃 피우려네 


사람들의 눈물만큼이나 따뜻한
함박눈 내리면
쌓이고 쌓이는 그리움 어디 두고 
백지로 산다는 게 쉬운 일인가
지우고 간다는 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어느 봄날
눈꽃 진 눈물 자국 촉촉한 자리에 
무슨 꽃 피우려나
빈 가지마다

끝내 눈꽃 피우려네